자격지심...

Dev.Think 2007/08/12 02:53
왠지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에 대해서 내가 느끼는 자격지심이 커지는 것 같다.

내가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던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나의 위치를 재는 비교대상이 점점 커져가고 있음을 느낀다.

그때는 컴퓨터학원에서 진도가 가장 빨랐던 것만으로도 자신감을 가지고 살 수 있었는데, 초등학교 6학년때 교육청 경진대회, 서울시 경진대회를 나가면서 날고 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처음으로 실감했다.

그리고는 대학 때까지 학업 때문에 프로그램을 접하지조차 못했다. 비교를 할 데가 없으니 자신감이랄 것도 없었다.

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내고, 컴퓨터학부로 대학 입학을 하고, 당분간은 동기들에게 인정을 받았다. 어쩌면 당연했다. 먼저 해 놓은게 있으니...
하지만 그것은 동기들이 평가한 나였을 뿐이고, 학교 생활을 하다 보니 잘 나가던 학부 선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, 그게 전 대학으로 확장되니까 나 자신을 '그저 그런' 정도로 생각하게 되었다.

그러다가 산업기능요원으로 취직을 하게 됐고, 실무에 발을 들이니 다른 프로그래머 이야기들이 관심이 가게 된다. 외국 프로그래머와 한국 프로그래머 모두...
비교 대상이 모든 프로그래머가 된 것이라고 해야 될까...
그렇다보니 정말 어떤 포스트를 봐도 대단해 보이고, 그러면서 '난 이정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...' 좀 심한 경우는 '난 안될라나...' 까지 생각하기도 한다.
즉, 자격지심을 넘어선 열등감도 많이 느끼곤 한다.
그런가 하면, (전체적으로나, 혹은 경력에 비해) 미숙한 프로그래머들도 많이 보기도 해서 나 자신에 대한 자만심도 들 때도 생긴다.

아이러니하다.
이제는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, 나의 위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도 잘 모르겠다.

아무튼 최근에 계속 머릿속에 박히는 건 '평범' 이라는 두 글자이다.
'평범'하게 하다 끝내려고 시작한 게 아닌데, 왠지 그 쪽으로 가고 있는듯한 불안감이 든다.

그래도 나라는 사람이 유일하게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프로그래밍밖에 없는데, 이걸로 누구한테 밀리고 싶지는 않다.

내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랄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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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Heart